콜과 그의 재무장관 테오 바이겔은 도이체마르크를 보존하기로 약속했다. 통화 연합은 엄격한 예산 규율을 유지하고 독일과 같은 강력한 국가가 다른 회원국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강요하지 않지만 상황은 다르게 전개되었다. 1999년 1월 1일에 유로가 공식 화폐로 도입되면서 유럽 전역에서 이자율이 수렴되었다. 그리스와 스페인 등 남부 유럽 경제권은 경기 조정의 결과로 이자율이 갑자기 비정상적으로 낮아져 저렴하게 돈을 빌려 건설 붐, 투기적 투자, 국내 수요를 부추겼다. 그러나 북유럽에서는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투자와 국내 수요가 둔화되었다. 독일에서는 임금 근로자들이 2002년 이후의 하르츠 IV 개혁으로 인해 추가적인 부담을 지게 되었다. 소비자 수요가 감소하면서 독일 경제는 수출에 더욱 의존하게 되었고 국제 경기 침체에 더 취약해졌다. 금융 위기에 이어 유로 위기가 발생했다. 초점은 그리스에 맞춰졌는데, 그리스는 거의 부실 상태에 있었고 EU 가입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라도 실제 국가 부채를 숨겨야 했다. 그 결과, EU는 리스본 조약을 파기했는데, 이 조약에서는 주로 부유한 회원국들의 도움을 받아 다른 남부 유럽 국가들을 위한 거대한 구제 금융 패키지를 마련했다. 그러나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지원금은 기대했던 대로 경제 활성화책으로 위기에 처한 국가의 경제에 흘러들지 않고 원래 대출자에게 직접 전달되었다. 경제적 자극책은 없었다. 2019년에도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의 국가의 GDP는 유로 위기 이전보다 낮았다. EU가 수십억 달러의 지원금을 엄격한 긴축 조치에 따라 묶어두었기 때문에, 이들 국가는 정부 지출을 대폭 줄여야 했다.
현재 한국 번역가 협회 회원이며 번역하는 사이사이 책을 출간하고 있다. 자본주의를 신봉하며 항상 좋은 책을 펴 내고자 하는 저자의 바람은 독자 여러분의 관심으로 그 꿈을 이루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