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당시의 지성 토마스 만, 알베르트 슈바이처 같은 지식인들은 전체주의에 맞서 인본주의적 가치를 옹호했다. 특히 교육과 문화 영역에서 개인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기르는 것이 전체주의를 예방하는 핵심이라고 봤다. 오늘날에도 이 대립은 지속된다. 즉, 개인의 권리와 집단의 안전 사이의 균형, 다문화주의와 사회 통합, 기술 발전과 개인정보 보호 등의 쟁점에서 인본주의적 가치와 전체주의적 유혹이 경합한다. 팬데믹 상황에서 나타난 "공공선을 위한 개인 자유 제한" 논의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집단의 안전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어느 정도까지 제한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현대 인본주의는 과거의 서구 중심적, 엘리트 중심적 한계를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포용적 인본주의를 통해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보편적 인권 가치를 추구한다. 역시, 생태 인본주의는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서 환경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모색한다. 이는 전체주의적 획일성이 아닌, 다양성 속의 조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인본주의와 전체주의의 대립은 단순한 정치 체제의 차이를 넘어서는 인간 존재의 본질에 관한 근본적 선택이다. 개인을 목적으로 보느냐 수단으로 보느냐, 다양성을 가치로 여기느냐 장애물로 보느냐, 자유를 추구하느냐 안정을 선택하느냐의 문제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이 두 가치 사이의 절대적 대립보다는, 개인의 존엄성을 보장하면서도 사회적 공동체 의식을 실현할 수 있는 "인본주의적 공동체"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현재 한국 번역가 협회 회원으로 번역하는 사이사이 책을 출간하고 있다. 자본주의를 신봉하며 항상 좋은 책을 펴 내고자 하는 저자의 바람은 독자 여러분의 관심으로 그 꿈을 이루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