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 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종교는 18세기 유럽에서 그 자명한 타당성을 잃었다. 이는 종교적 전통보다는 인간의 이성을 강조한 지적 운동인 계몽주의 시대였다. 그러나 종교의 쇠퇴는 종교가 부분적으로는 그로 인해 받았던 고통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사실, 이러한 쇠퇴는 현대 생활의 핵심에 공허함을 남겼다. 낙원이 없는 삶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자의적으로 느껴졌다. 구원과 내세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지금, 상상 속의 민족 공동체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민족주의 자체를 살펴보기에 앞서, 민족주의로 이어진 문화적 체계를 자세히 살펴봅시다. 이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17세기, 이슬람의 가장 성스러운 도시인 메카에서 두 명의 순례자를 만났다. 한 명은 필리핀의 술탄국인 마긴다나오 출신이고, 다른 한 명은 모로코 산악 지대 출신의 베르베르족이다. 이 두 낯선 사람은 서로 만난 적도 없고, 모국어도 이해하지 못하며, 서로 다른 문화적 규범을 따르지만, 서로를 "형제"라고 생각한다. 왜 그럴까? 바로 그들이 공유하는 한 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아랍어, 즉 쿠란과 모든 무슬림의 신성한 언어이다. 신성한 언어는 거대한 제국과 종교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접착제와 같았다. 쿠란 아랍어, 중국어, 라틴어와 같은 종교 및 제국 언어는 세 가지 특징으로 정의된다.
현재 한국 번역가 협회 회원이며 번역하는 사이사이 책을 출간하고 있다. 자본주의를 신봉하며 항상 좋은 책을 펴 내고자 하는 저자의 바람은 독자 여러분의 관심으로 그 꿈을 이루리라 확신한다.